안녕하세요, CORE 사업단 수행형 해외 교류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부랴트 공화국의 울란우데시를 중심으로 현지인들의 식문화를 조사하고 있는 강성래입니다.
부랴트 공화국은 러시아 주요 공화국 중 하나로, 수도는 울란우데입니다. 부랴트는 여행지로 잘 알려진 바이칼 호수의 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몽골과 국경이 맞닿아 있는 곳으로, 몽골의 영향을 많이 받아 러시아의 문화와 몽골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독특한 곳입니다. 우리나라와 시차는 1시간으로, 직항 비행기 기준 4시간 30분 정도의 비행으로 도착할 수 있습니다. 공항 도착 후 울란우데 시내를 향해 차를 타고 가다 보면 한 동상을 만나게 됩니다. '부랴트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이 동상은 도시에 방문한 이들을 환영하는 의미로 세워진 것으로, 우유가 담긴 접시를 스카프 위에 올려 두 손으로 받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몽골이 손님을 환영하는 방법과 동일하며, 손님은 접시에 담긴 우유를 마심으로 감사의 표시를 하게 됩니다. 우유가 아닌 빵과 소금을 통해 환영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대부분의 러시아 지역과 과 차이가 나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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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랴트의 어머니 동상 |
모든 러시아인들의 주식은 빵입니다. 우리가 쌀밥이 없이는 식사를 못 하는 것처럼 이들은 식사할 때 항상 빵을 먹습니다. 빵은 밀가루로 만드는 흰빵과 호밀로 만드는 검은 빵이 있습니다. 평범한 식빵과 비슷한 맛의 흰빵과는 달리 검은 빵은 호밀 특유의 신맛이 나는데, 고향을 떠난 러시아인들은 그 신맛을 많이 그리워한다고 합니다. 모양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식빵처럼 생겼지만 이곳의 빵은 겉과 속 모두 훨씬 더 단단합니다.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의 군인들은 이것을 잘 때 베개로 사용하고 일어나서 먹었다고 합니다. 직접 만져보니 충분히 신빙성이 있습니다. 식빵을 간식 혹은 간단한 끼니 해결을 위한 목적으로 먹는 우리와 달리 이것을 주식으로 하는 러시아에선 포만감을 느끼기 위해 밀도가 높은 빵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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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우자(Бууза) |
부랴트를 대표하는 음식으로는 '부우자(Бууза)' 라는 음식이 있는데, 우리의 만두와 그 모습이 몹시 유사합니다. 특이한 점으로는 동그란 만두의 상단에 작은 구멍이 뚫려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몽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유목민인 그들의
주거 형태인 ‘유르트‘와 같은 모습으로,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한 유르트의 특징이 이 음식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어 추운 겨울엔 속을
데워주는 따뜻한 음식이 되며, 여름엔 조리 후 금방 식기 때문에 계절에 상관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조상의 지혜를 음식에 고스란히 가져와
적용시킨 전통음식입니다. 만두 속에는 다진 고기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요, 이것은 혹독한 기후로 인해 채소 경작이 어려운 점 때문입니다. 유통업의 큰 발달이 이루어진 지금도
이 곳은 겨울이 되면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채소들을 구하기 어려운 곳으로, 추운 기후로 인해 채소의 재배가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양파와 마늘 정도의 재료가 들어갑니다.
고기 먹기를 하루라도 거르면 머리가 아파진다는 부랴트 인들의
식습관에 참 적절한 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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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로(Сало) |
우리의 김치는 식량이 부족하고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만들어 진 저장음식인데요, 앞서 말했듯이 채소 경작이 어려운 이 곳에서는 겨울을 나기 위한 음식을 고기로 만듭니다. 쌀로(Сало)라는 음식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요, 돼지고기의 비계부분, 혹은 삼겹살 부분을 염장(소금과 월계수, 후추 등으로 숙성시킵니다)한 음식으로, 만드는 중에 따로 가열하지 않는 점이 독특합니다. 먹을 때도 가열을 하지 않고 생으로 먹는데, 돼지 생고기를 그대로 먹는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몹시 익숙하지 않은 행위이지만 부랴트 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러시아인들이 이 쌀로라는 음식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빵 사이에 넣어 먹거나 있는 그대로의 쌀로를 보드카 안주로 곁들여 먹습니다. 직접 먹어본 결과 우리의 젓갈보다 훨씬 짜고, 느끼합니다. 겨울 평균 기온이 영하 20도를 밑도는 이 곳에선 고열량 음식이 필수입니다. 아무리 따듯한 옷을 입더라도 해결되지 않는 추위를 고열량 음식을 통해 견뎌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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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소세지 '깔바싸(Колбаса)' |
러시아의 소세지인 '깔바싸(Колбаса)'는 우리의 소시지와 달리 고기 함량이 높아 씹을 때의 질감이 훌륭합니다. 돼지고기, 소고기 등의 주재료에 우유를 첨가한 것이나 내장을 함께 갈아 넣어 우리의 순대를 연상시키는 맛이 나는 것등 다양한 종류의 깔바싸를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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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시(Борщ) |
추운 날씨를 견뎌내기엔 따듯한 국물만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보르시(Борщ)'와 '시(Щи)'는 양배추, 사탕무(비트), 토마토, 당근, 양파 등을 넣고 끓이는 음식으로, 보르시는 사탕무에서 우러나온 빨간 국물이 육개장을 생각나게끔 합니다. 맛은 새콤달콤 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나는 이국적인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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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Щи) |
시는 보르시와 크게 다른 맛은 아니지만 달달한 맛이 나는 사탕무가 빠지기에 조금 더 얼큰해 한국인 입맛에 잘 맞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인들은 이대로는 열량이 부족했던 것인지 열량이 높기로 유명한 '스메따나Сметана)', 혹은 마요네즈를 한 스푼씩 넣어 먹습니다. 더 시큼해 지거나 기름져 지기에 기호에 맞지 않는다면 주문할 때 이것을 빼고 줄 것을 언급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부랴트를 대표하는 음식인 부우자와 평소 그들이 선호하는 음식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글을 쓰는 재주가 없어 재미있게 읽어주셨는지 모르겠네요. 다음 달에는 또 다른 흥미로운 주제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