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잡힌 보고서를 쓰다가 자유롭게 블로그를 쓰려니 굉장히 낯설게 느껴진다.
교수님들이 혹여나 보시고 이게 뭐냐고 하진 않으실까 겁이 나기도 하지만, 자유롭게 써도 된다고 한 담당자의 말을 믿고 한번 써보겠다.
이번 코어사업 나의 주제는 흔하다고 하면 흔하지만 가장 중요한 음식이다.
내가 제일 관심있고 잘 할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하는게 음식이기 때문에 내 주제는 선택의 여지 없이 음식이 되었다.
터키가 세계 3대음식인데 세계 3대 음식 중 하나란걸 알고있는 사람이 몇 이나 될까?
터키음식은 세계 3대 음식이라고 불린다.
한국에는 케밥, 또는 능욕당하는 아이스크림이라는 돈두르마 정도 밖에 알려져있지 않다는 사실이 전공자로써 안타까워 소개해보려 한다.
올해 터키는 이스탄불 공항테러, 쿠데타 등 많은 문제로 한국 외교부에서는 주황딱지까지 줘가며 출국 일주일전까지 나를 애 태우더니,무사히 도착함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기숙사가 없다며 내게 방을 주지 않았고, 일주일동안 집없는 교환학생이 되어 앙카라 거리를 떠돌다가 이러고 있을바에 차라리 보고서를 쓰러가자는 마음으로 사프란 볼루에 가게되었다.
주절주절 괜히 서러운 내 얘기는 접어두고,
실크로드의 옛 중간기착지로서의 역할을 하였기에, 상인들의 숙소, 시장 터키식 목욕탕이 발달하면서 13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상업 중심지로 발전하였다.
사프란볼루가 된 데에는 이곳에서 자라나는 꽃이 사프란이었는데, 사프란의 수요가 늘고 덩달아 이 지역의 사프란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이 지역의 이름이 사프란볼루로 알려지게 되었다.
터키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있는 차이는 홍차라면,
사프란 볼루에서는 사프란 차이를 가장 흔히 만날수있다.
확실히 사프란이 많으니 사프란 차이가 나온게 아닐까...
저기 들어간 사프란이 보이는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프란은 금보다도 비싼 향신료였다.
터키에선 한잔엔 저만큼이나 들어가있다.
점심을 먹으로 간 곳에서 터키어를 할 줄 아는 한국인이라고 사프란 차이를 한 잔 주셨다. 사프란 차이라니!두눈을 반짝이며 한모금 마셨는데, 안타깝게도 맛은 그냥 따뜻한 수돗물 같았다. 귀한 재료라고 다 맛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주인 아주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며 다 마시고 나왔다.
자리를 옮겨 근교에있는 크리스탈 브릿지로 갔다.
크리스탈 테라스는 협곡 위에 지어둔 테라스인데, 바닥이 유리로 되있다.
무너지진 않을까 마음졸이며 훑어보고 나온 내손에는, 사프란돈두르마가 들려있었다.
우유와 살렙이라는 구근가루를 이용해 만드는 터키전통의 쫄깃한식감의 아이스크림이다.
사프란을 우려낸 우유를 넣고 만든 돈두르마라니, 맛은 차이보다는 훨씬 맛있으니 사프란 볼루에 온다면 차이를 먹고 돈두르마를 먹는다면 좋겠다.
사프란 돈두르마는 크리스탈 브릿지라고 하는 곳 앞에서만 볼 수 있었다.(1개 4TL 영수증은 주지 않는다.)
크리스탈 다리 옆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인제카야라고하는 물을 옮기던 수로가 있다.
그 밑으론 크리스탈 테라스에서 보고 온 협곡이 있는데 20분 코스의 트레킹코스가 있으니 가보면 좋을거 같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크리스탈 테라스(3TL) ▼인제카야 협곡 (2.5TL)
마지막 날 돌아가기 전에 사프란볼루에 한국을 알리고싶다는 마음으로 갖고간 한복을 입고,
이름도 어려운 흐드를륵언덕에 올라갔다.
가팔라서 한복을 입고가면 힘들어서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날씨가 좋아서 사진이 잘나오니 그런 생각을 했는지 기억도 안났다.
사프란볼루의 관람포인트인 빨간지붕의 전통가옥들을 한눈에 내려다 볼수있으니,
언덕위의 찻집에서 차 한잔 하는걸 추천한다. 나는 더워서 시원한 쥬스를 마셨지만 말이다.
(입장료 2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