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1/2016

[터키] 임현재의 터키치북' 터키의 음악_2차

나는 머리를 빡빡 밀었다. 원래 못생긴 거야 두 말해 입 아프지만 빡빡이가 된 내 모습을 보며 이 정도였나 싶은 마음에 우울하다. 각 처의 관계자분들께서도 이 블로그를 본다고 하시던데 그냥 농이나 쳐보자는 말이 절대 아니다. 보고서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고서와 관련해 내가 왜 머리를 밀었는지 설명하며 두 번째 기록을 시작한다.

 

 
한류는 나에게 빛이자 그림자이다. TV에서 본 그들과는 같지 않을 텐데 머리모양과 옷차림에서부터 느껴지는(나로서는 뭔지 모를) 한국스러움에 한류 팬들이 말을 많이 걸어온다. 한국에서 어물전 꼴뚜기 신세였던 나는 처음 맛 본 환대에 취해있었다. 그렇게 보고서 목적이라며 헤픈 만남이 계속되었고 어느 순간 무언가 잘못되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난 그들은 한류에 익숙해져있고 터키 전통의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그들에게 한국노래를 들려주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고 나 또한 어느 것도 섞이지 않는 터키 고유의 것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렇게 난 그들과의 소통을 줄이기 위해 삭발을 단행하였다. 그 결과 한국인처럼 덜 보이게 되었고 난 아무의 방해도 없이 진짜배기 터키인을 찾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어쨌든 중요한 사실들
1. 터키에서도 한류가 시시하지 않다는 것(드라마, 음)
2, 못생겨져서 우울해졌다는 거
 
사즈학원을 다닌 지 두 달차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난 터키음악이 힘들다. 리듬감과 음정이 너무 상이하다. 그것은 바로 터키음악에서의 주류가 `아라베스크 음악`이기 때문이다. 시대의 지성 위키피디아 가라사대 ` An Arabic style of music created in Turkey.` 라 하였거늘 그 느낌은 그냥 정말 아라빅하다. 그런데 뭐 우리나라처럼 국악이 국악에 한정된 것이 아니고 `아라베스크 팝` `아라베스크 락` 등 그냥 거의 모든 음악이 아라빅한 것이 터키의 음악이다. 그렇다고 이런 아라빅한 노래가 7080콘서트에나 나오는 정도도 아니다. 젊은 층 까지 모두 아라베스크 음악을 좋아한다. 난 성공적 보고서 작성을 위해 음악을 접해야 하는 입장이라서 계속되는 사즈연습과 아라베스크 음악이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터키의 주류 가수
 
결핍이 발전의 도화선이었을까 난 터키의 전통악기인 사즈로 우리 귀에 익숙한 가요반주를 칠 수 있게 되었다. 난 사즈를 이렇게 활용하는 경우를 본 적도 없고 배운 적도 없다.  (사실 이렇게 사즈를 치는 것이 기타에 비해 장점이 없고 마이너키가 주를 이루는 아라베스크 음악연주에 최적화된 사즈와 맞지 않는 활용법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하지 않을 뿐인 것 같다.)

 
 
코어사업 지원 당시 일단 붙어야 되지 않겟나 싶은 마음에 길거리 공연을 하겠다 라는 공약을 무책임하게 내걸었었다. 면접당시 진짜 할거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고 얼추 지키는 모양세를 갖추게 됐다.

 
 
앙카라 중심가 크즐라이에서도 했다. 가게 주인이 시끄럽다고 쫓아낸건 유감이였다.
  
 
1.터키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것
2. 터키인과 음악으로 정서적 교류를 하는 것
 
나는 이 두 가지 활동 목표를 터키전통악기로 한국음악을 연주함으로써 동시에 이루어 내었다.
 
터키와 한국의 시차는 7시간(201610월 변경 전). 한국에서 터키까지 그 먼 거리를 7시간 만에 달려오는 요즘 뉴스들을 보며 개입 없는 온전한 나의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나의 졸필에도 고치라는 말없이 너그럽게 받아주는 부산외대 코어사업단에 감사드리며 이 글을 마친다.